아래 상황을 한 번 상생해봅시다. 노동자를 그리겠다고 결심한 화가가 있습니다. 그는 열심히 노동자를 그립니다. 그러나 그 자신이 노동자가 아니기 때문에 쉬운 일만은 아닙니다. 어느 날, 몸이 아파 병원을 찾아간 그에게 의사가 말합니다. “보아하니 당신은 철공 노동자군”. 이 말을 들은 한국인 화가는 기뻤을까요, 화가 났을까요? 전 상당히 높은 확률로, 화가님께서 기분이 상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짐작해봅니다. 화가라면 관(官)노비였던 조선시대가 아닌지라, 현대 한국에서 예술을 하려면(미대를 들어가려면) 아버지-할아버지가 최소한 중상층에 속해야 하고, 미대 졸업 뒤에도 경제적으로 뒷받침되지 않으면 화가 생활을 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그런 한국 화가님한테 “너, 철공 노동자지?”라고 말하면, 십중팔구 기분이 ..
동생 테오에게 보내는 편지(1883년 4월 1일)에서, 빈센트는 "'레미제라블'을 또 읽고 있다"고 씁니다. 박근혜 치하에서 영화 '레미제라블'을 보고 눈물을 흘리며 주먹을 불끈 쥔 한국인처럼, 빈센트 반 고흐도 '레미제라블'에 감동했다니, "요~ 친구, 빈센트!"라는 소리가 나올 것처럼 친근감이 듭니다. 레미제라블을 좋아하는 사람의 특징은 굳이 얘기하지 않아도 다들 아시지요? 그는 '절망적인 사람들'의 편에 서고자 했고, 그것도 아주 철저하게 그랬습니다. 흔히 우리는 빈센트를 해바라기와 별밤의 화가로 압니다. 꽃병에 잘 꽂혀진 해바라기 같은 '정물' 그림은, 부르주아의 상징이겠지요. 정갈한 실내에서 인생의 멋을 즐길 줄 아는... 또한 ‘스타리 스타리 나잇(Starry Starry Night)~’이란 ..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도 클래식 피아니스트를 초청해 문화 관련 방송을 하니, 그간 정치-역사 책들을 읽느라 바삐 달려온 북손탐도 문화 관련 얘기를 하면서 숨을 좀 돌려볼까 합니다. 이야기를 나눌 대상은 제가 좋아하는 박홍규 교수가 파고든 빈센트 반 고흐입니다. 고흐야 대중적으로 가장 유명한 화가지만, 우리가 상식으로 아는 고흐와, 실제의 고흐 사이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게 박 교수의 해석입니다. 흔히 그를 매우매우 감정적이고, 색깔도 원색을 마구 썼으며, 정신병에 걸린 천재 화가로 알지만,박 교수의 해석은 전혀 다릅니다. 그가 감정이 격했지만 그만큼 또 냉철한 지성인이기도 했고(비록 정규 학교는 4년밖에 다니지 않았지만), 원색은커녕 항상 세련된 보색으로 화면을 채웠다는 겁니다. 또한 미쳐서 그림을 그..
자본주의 사회에서 제일 무서운 게 돈입니다. 예전 군사독재 시절에야 권력-총칼이 제일 무서웠지만, 지금은 돈이 이 사회의 제일 무서운 독입니다. 그야말로 ‘자본’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게 자본주의 사회니까요. 이렇게 무서운 게 돈이기 때문에, 평소 말-글을 진보적으로 하는 지식인도, 돈 문제라면, 태도가 싹 달라지기 십상입니다. 지난 번 [박홍규 교수 따라 자본주의 벗어나기 7편 – 돈 ①]에서, 진보적 교수들에게 “우리 교수들 월급을 조금씩만 줄여 받으면 시간강사들이 제대로 월급을 받을 수 있는 것 아니냐. 우리 월급을 깎아달라고 대학 측에 요구하자”고 제안했다가,진보 교수들이 갑자기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면서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겼어”라고 자리를 뜨는 바람에, 일본으로 교환교수를 떠나는 박 교수를 위한 ..
진보는 기존 질서를 거부하고 변화를 추구하는 세력이므로, 사회의 낡은 관습(쉽게 말해 학연-지연-혈연)을 부정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자칭 진보 중에는 효자가 많고(혈연), 출신 학교를 무지 따지며(재야-시민단체-노조의 지도자 중에는 명문대 출신이 많잖아요?), 지역감정에 매달리는 경우도 많으니 참 아리송하지요? 이런 혈연-지연-학연은 그렇다 쳐도, 돈 문제에 가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집니다. 입으로는 "일자리를 나눠야 한다. 다 같이 잘사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막상 자기 지갑을 열어야 하는 순간이 되면, 입을 뚝하니 닫아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박홍규 교수가 당한 것도 그런 사례죠. 시간강사들이 자살까지 하는 사회에서 "우리 교수들이 월급을 십시일반으로 줄여 시간강사들을 정교수로 채..
쇠똥 묻은 작업복 차림의 남자가 자동차 매장에 들어왔다면, 당신이 자동차 판매인이라면 어쩔 것인가? 더러우니 쫓아내는 건, 한국인 점원. 반대로 쇠똥 농부의 행동과 표정을 보고 “찬스”를 놓치지 않아 떼돈을 번 미국인 차 딜러. 박근혜의 패션 정치부터 ‘경제가 평화다’라는 짝퉁 보수 정당의 표어에 속는 한국 유권자들은 다 같은 흐름 아닌가요? 겉모습만 보느라 맨날 속는 한국인들은 도대체 구원될 가능성이 있기는 한 건지.... 겉모습에 신경 1도 안 쓰는 박홍규 교수의 태도에서 배울 생각이, 당신은 없는가?
그가 쓰레기통으로 직행하는 신발을 신고 다니는 이유는? 헐렁한, 마음에 들지 않는 싸구려 기성복을 입고 다니는 이유는? 옷이 명품이면 그걸 입은 사람도 명품이 된다는 등식은 도대체 어디서 나온 걸까? 사람(실질)이 명품이면 뭘 입어도(겉모습) 명품 되는 거 아님? 유교적 외모지상주의 탓에 명품 옷-차 팔어 먹기 좋은 한국... 비싼 거 수입해다가 파는 재벌이 돈 벌기 딱 좋도록 세팅되어 있는 자본주의 마케팅의 천국, 대한민국!! 외모지상주의 한국에서 그가 외모를 가꾸기는커녕, 외모에는 1도 신경쓰지 않는 깊은 뜻은? 한국 외모지상주의의 뿌리가 유교가 있다면, 그렇다면 외모지상주의의 뿌리는 도저히 없앨 수가 없다는 소리가 되나? 신언서판(身言書判)의 순서로 사람을 판단하자는 게 유교였으니, 겉모습(身)부터..
맛있는 음식을 멋있게 찍어서“나는 이렇게 잘 먹고 잘 산다”고SNS로 자랑하는 게 시대의 대세라지만, 외식이란 걸 모르고 (도시락을 까먹으니까), 핸드폰도 없이 (시계도 없고), 사는 교수님이 있으니, 바로 한국의 反자본주의 생활인, 아나키스트를 자처하는 박홍규 교수. 뱃속의 배고픔보다 마음의 배고픔이 훨씬 더 크기 때문에, 유럽 여행을 가더라도, 식당은 근처도 가지 않고, 빵과 우유로 끼니를 떼우며, 미술관을 찾아 하루종일 걸어다니는 ‘여행 말고 고행’을 찾아서 한다는, 박홍규 교수의 노 핸드폰, 노 외식-맛집 ‘反자본주의적 삶’을 따라가 봅니다.
아름다운 기계가 있으니 그 이름은 자전거. 걷는 것의 1/4만 에너지 쓰면서 속도는 4배나 무지 빨라~~ 헌데, 자가용은? 걷는 것보다 무려 150배, 자전거보다는 600배나 많은 에너지를 쓰는 게 자동차. 생각해 보자구요. 70kg 몸뗑이 움직이자고10kg짜리 자전거 움직여 스마트하고 섹시하게 움직이는 게 맞나요, 아니면 1500kg짜리 육중-무지막지한 자동차를 움직여 거기 내 몸을 올리는 게 맞나요? 제 몸 하나 편히 움직이자고 600배 에너지 버려가면서 1.5톤을 굴리는 무지막지한 인간들..... 1998년 지구온난화 폭염을 겪은 뒤 “나 하나라도 지구온난화를 막아야 겠다”며 대구 시내를 벗어나경북 경산시 압량면 당음리 시골마을로 내려가고, 당음리 ~ 대구 영남대 자전거 출퇴근을 시작한 박홍규 교수..
읽으면 깜짝 놀라게 되는 한국 최고의 수준급 지식인-저술가 박홍규 교수... 그러나 사교를 일부러 않으며(동창회-종친회 같은 데 절대로 안 감), 교수 회의 따위는 절대로 참석 않고, 점심은 도시락으로 홀로 해결. 농촌에서 직접 농사를 지으며, 서울에는 일부러 오지 않는다니... 그래서 잘 알려지지도 않고...심지어 다음포털의 인물 소개에는 "박홍규 = 소설가"로 오기되어 있기까지 ㅋㅋ 모든 언론 권력을 서울이 쥐고 있는 가운데, 서울로 와서 기자님, PD님들께 ‘알현’하지 않는 지식인이라는 게 한국에선 존재할 수 없지요... 언론에서 떠야, 언론이 띄워줘야이름난 지식인, 잘 팔리는 지식인이 되는 나라인데.... 대개의 한국 지식인들이, 입으로는 진리-정의-자유를 외치지만, 손으로는 돈을 세고 있는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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