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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nK4Q5OuRc6Y

 

트럼프 대통령이 어제(5월 7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북한에 대한 식량원조 긍정적"이란 말을 했다지요?

 

이제 또 구호식량 원조를 앞두고 남한의 이른바 보수매체(도대체 뭘 지키겠다는 건지 알 수 없는 '보수'지만)들 사이에선 "또 퍼주냐? 퍼줘봐야 핵 미사일만 더 만든다. 핵 만들 돈을 식량으로 돌리면 북한 국민들 굶지 않을 텐데, 남한의 친북 정권이 식량을 퍼주면서 북한 정권으로 하여금 핵 개발을 더욱 가속화하도록 만든다. 이번 기회에 식량원조를 미끼로 다잡아야 한다"는 해묵은 시비가 나오겠지요?

 

이런 시비가 예상된다는 듯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은 8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1995년 김영삼 정권 때 북한에서 아사자가 나올 때, 한국이 주춤거릴 때 일본이 먼저 치고나가 '50만톤 식량원조를 하겠다'고 나서자, 뒤늦게서야 김영삼 정부가 '아니다. 남한이 할 테니, 일본은 남한 뒤에 서라'고 했다. 당초 김영삼 정부는 값싼 외국 쌀을 사서 100만 톤을 지원하려 했지만 국내 농민들이 '국산 쌀을 사서 지원하라'고 요구해 결국 남한 쌀 15만 톤 지원이 이뤄졌다"고요.

북한에 대한 쌀 지원을 알리는 1995년 6월 18일자 동아일보 1면.

남한과 북한을 포함하는 한민족의 숙적인 일본이 먼저 인도적 식량지원을 제시하고 나서야 남한 정권이 "아냐, 우리가 먼저야"라면서 새치기를 한 격이 됐고,

또한 최종 지원 '물량'도 당초 약속보다 훨씬 적었으니,

굶어죽어가는 입장에서는 참으로 야속하게 느껴졌으리라 생각됩니다.

 

앞에서 이른바 상호주의를 언급했습니다. 즉, '북한은 군비를 줄여라. 그러면 남한은 쌀을 주겠다'는 한국의 '이른바 보수'의 상호주의입니다.

 

2001년 여론조사 결과.(출처=동아일보) 대북 식량지원에 대한 상호주의 의견이 뿌리깊음을 알 수 있다.

말이 되는 듯 하지만 말이 안 되는 논리라는 점을, 재미동포 북한 전문가 오인동 박사(정형외과 의사)는

자신의 책 '통일의 날이 참다운 광복의 날이다'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습니다.

 

남한은 미국로부터 식량에서부터 여러 구호물자까지 부끄럽게도 받기만 했습니다. 아무 것도 동시에 주지 못했던 남한 사람들은 반세기가 지난 오늘에도 미국을 목메게 잊지 못하며 고마워하고 있습니다. 그때 미국이 상호주의를 요구했다면 남한 사람들은 뭐라고 했을까요? (271-272쪽)

 

식량이 남아돌아 태평양 바다에 '수장'시키던 미국이,

남한 사람들이 굶는 기회를 이용해

"너희들 이거저거그거를 꼭 해야지만 밥 준다"고 했다면,

비록 얻어먹어 굶주림을 면했더라도, 두구두구 원한을 사기 쉬웠을 것이라는 게

오 박사의 진단이지요.

 

미국은 그런 요구조건, 즉 상호주의 없이 그냥 식량원조를 했지요. 미제 구호식량을 받아서 먹어본 한국의 중장년들은 아직도 그 기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구요.

 

 

 

1955년 6월 25일 미국 공보원이 발행한 포스터. 대량 식량지원이 한국에 대해 이뤄졌음을 과시하고 있다.

 

미국의 식량 등 여러 무상지원에 감사해 하는 1950년대 한국인들과 이를 흐뭇하게 지켜보는 미국인과 정부 당국자들.

오 박사는 또 이른바 '퍼주기'에 대해 이런 계산도 해줍니다. (이명박 정부의 출범 때 오 박사가 쓴 글입니다. 조금 시간은 지났지만 상황은 크게 변하지 않았으니 인용해 봅니다)

 

북한 ‘퍼주기' 라는 말은 김대중 정부의 포용정책 실시 때부터 나왔는데 (중략) 그 '퍼주기'의 허와 실을 짚어보고 (중략)

지난 13년간 남한의 통일 기금은 25억 달러였습니다. (중략) 1년 평균 2억 달러가 못 되는 액수였습니다.

(중략) 1년에 2억 달러는 남한 국민 1인당 4달러 정도이니 한 사람이 1년에 햄버거 하나를 굶어 죽어가고 있다는 북녘 동포에게 준 셈이지요.

(중략) 4달러씩이나 퍼주었더니 원자탄을 만들었다고 비난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만일 8달러, 아니 16달러씩 '퍼주었더’라면 백두산 관광, 신의주 공단, 나선자유무역지대와 평양 나들이가 벌써 생겼을지도 모르지요. 그러나 북에서는 수소탄을 만들었을 거라고도 하겠지요.

우리 차분하게 생각해 보십시다.

(중략) 남한은 1999년부터 지난 8년간 신무기 구입 하느라고 미국에 56억 달러를 지불했습니다. (중략) 무기구입에만 매년 7억 달러를 쓴 것이지요. 북한에 지원한 것보다 3배 이상을 분단유지에 보태 쓴 것이 됩니다. (272-273쪽)

 

남한은 극심한 식량난에 처한 북한이 군사비를 줄이면 식량난을 해결할 수 있는데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윽박지르고 있다. (중략) 여유가 있는 남측이 먼저 군비축소를 함으로써 북한이 군사력 유지보다는 식량난을 자체적으로 해결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본다. (78쪽)

 

요즘 '사딸라 패러디'가 유행이지만, 오인동 박사는 이명박 정권 출범 전 한국 국민이 연간 4딸라짜리 햄버거 하나씩을 북한에 보내준 정도에 불과하며, 이는 통독 전 서독 국민이 연간 64달러 어치, 즉 햄버거 16개씩을 동독 국민에게 사준 것에 비한다면 16분의 1에 불과하다고 지적합니다.

 

조금 그림이 보이나요?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억' 달러씩이나 억소리나게 지원했다지만,

실제로 전체 규모로 보면,

통독 전 서독이 동독에 퍼준 액수의 1/16에 불과했으며,

 

남한 국민 한 사람이 북한 국민에게 햄버거 하나 씩을 사멕인 정도밖에는 안 됐다는 것입니다.

햄버거를 1인당 2~4개 사멕였더라면

사정이 달라졌을지 모르고,

 

햄버거 하나씩을 사먹이는 돈(연간 2억 달러)의

3배씩이나 세금을 들여 미국 무기를 사들였다는 게지요.

 

햄버거를 더 사멕이고, 첨단무기를 덜 사들였다면,

북한으로 하여금

핵-미사일에 쓸 돈을 국민 먹고사는 문제에 "더" 쓰도록

유도할 수도 있지 않았겠냐는 겁니다.

 

미국 무기 구매를 위해 매년 엄청난 국가 예산을 써온 것을 비판하는 주권방송의 화면.

미국과 평양을 오가며 의료봉사 등 여러 활동을 해온

오인동 박사의 이같은 진단에 대해

받아들이는 사람마다 물론 의견은 다를 수 있겠습니다만,

 

이런 의견-계산을 알아둘 필요는 있겠다 싶어서 소개해봅니다.

 

시사검색어 현안을 책 속의 진실과 접합시키려,

때맞춰 책읽는 북손탐(Books on time)의 '시사검색어는 책을 싣고'는

앞으로도 쭈욱 계속되니, 구독 부탁드려요~~~^^

 

 

 

 

 

 

 

 

<따박따박 읽어내는 북손탐의 '시사검색어 독서' 동영상>

https://youtu.be/eyZeqS0O5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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