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안익태 케이스' 1] ‘애국가’ 하다가 친일했으면 사과 한번 해야줘? 100% 순혈 애국자로 속이면 안 되지요?
북손탐 2019. 4. 5. 12:36
안익태의 친일 행각이야 벌써 10여 년 전부터 솔솔 알려지기 시작했으니 뭐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지만,
그가 ‘친일’을 지나 ‘친나치’까지 했다는 혐의를 덧씌운 책이 나왔습니다.
한신대 이해영 교수(국제관계학부)의 신간 ‘안익태 케이스 – 국가 상징에 대한 한 연구’입니다.
그가 친나치를 했다는 증거로
이 교수는
△ 나치와 일본제국주의가 손잡고 세계를 새롭게 분할하며 자기들 천하가 이뤄질 것처럼 거들먹거리던 1941~1944년 동안 유럽의 나치 점령 나라들에서만 집중적으로 활약하면서, 일본을 찬양하는 자작 교향곡들인 ‘만주국’ ‘에텐라쿠(越天樂)’ 등을 줄곧 연주했으며
△ 미 전략 첩보국(OSS)이 ‘일본 제국주의의 유럽 내 첩보망의 독일 총책’이라고 파악했던 에하라 고이치의 집에 머물면서 나치 핵심부에 접근해 게쉬타포 비밀경찰로부터 ‘믿을 만한 자’라는 인증을 받아 ‘독일 제국음악원’ 정식 회원이 됐고
△ 나치의 패배 징후가 농후해지자 ‘벌 받지 않을 게 분명한’ 파시스트 독재 국가 스페인으로 도주한 점
등을 제시합니다.
친나치 전력이야 뭐 나치와 한국은 별 관계 없으니 그렇다 쳐도,
이해영 교수가 특히 안익태를 나무라는 이유를 제가 한 문장으로 정리한다면 다음과 같이 되겠습니다.
즉,
1935년(안익태의 나이 29세)에 ‘애국가’를 작곡하고,
1938년까지는 애국가 선율이 들어간 ‘한국 환상곡’을 작곡해 연주한
열혈 애국청년 안익태였지만, (그렇게 따지면 뭐 이완용이나 이광수, 최남선 모두 젊을 때는 다 팔팔한 민족주의자-애국자들이었죠. 젊어서 애국 안한 사람, 또는 요즘 말로 하면 젊어서 민주주의 운동 안 한 사람 있나요? '새누리당 계열'에도 한때 학생운동 거물들 많잖아요?ㅋㅋ)
일본이 만주국을 세우고(1931년), 베이징을 점령하며(1937년), 진주만을 공격하면서 미국과의 태평양 전쟁에 돌입(1941년 12월 7일) 하는 등
완전히 막강한 세계 최강의 열강 중 하나로 떠오르자,
에하라 고이치에게 접근해 1941년 12 월 10일부터 베를린 시내 그의 집에서 기거하기 시작했고 (날짜가 기가 막히죠? 일본의 진주만 습격 3일 뒤에 안익태는 전격 일본의 독일 첩보총책 집으로 이사들어갑니다요ㅋ)
1942년에는 만주국 건국 10주년을 기념해 ‘만주국’이라는, ‘한국 환상곡’과 아주 비스무레한(이 교수 말에 따르면 겹쳐지는 부분이 많은) 교향악곡을 작곡해 유럽 안에서 열나게 연주하고 다니다가,
1943년 스탈린그라드에서의 패전으로 독일의 곤경에 빠지기 시작하고,
1944년 6월 6일 노르망디 상륙작전이 코앞으로 다가온 절묘한 시점에서,
에키타이 안은 슬그머니 파리를 벗어나 ‘안전 국가’ 스페인으로 도주하지요.
그러면서 그는 자신이 나치 치하에서 자랑스럽게 연주하던 ‘만주국’의 악보를 폐기한답니다. (책 128쪽 참조)
에키타이 안의 교묘한 행태가 잘 드러나는 게 바로 이 ‘만주국’이라고 이 교수는 규탄합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그는 열혈 애국 청년일 때
애국가와 ‘한국 환상곡’을 작곡했습니다.
그러다가 일본이 흥하면서 조선의 독립이 ‘먼 옛날의 헛된 꿈’이 되버리자,
‘일본판 미국’(신대륙 거대 다민족 국가)이랄 수 있는 만주국의 건국 10년을 기리는 ‘만주국’을, ‘한국 환상곡’을 살짝 바꿔 만들어낸다는 게 이 교수의 지적입니다.
(이 교수는 책 103~104쪽에서 ‘한국 환상곡’과 ‘만주국’의 겹치는 부분을 콕 찝어내 지적합니다)
조선(한국)을 ‘애국’하다가, 시세가 바뀌니까 일본을 ‘애국’하는 걸로 바꾼 거지요.
뭐, 그럴 수 있습니다. 사실 많은 친일파, 아니 조선의 민중 거의 전원이,
일본이 중국 대륙으로 마구마구 진출하고,
영국군-네덜란드군을 무찌르다 못해,
미국에도 이기는 듯한 환상을 심어준
1930년대말~1940년대 초에 대거 '진정한 친일'로 돌아섰거든요.
그러나, 곧이어 도올 김용옥 선생 표현대로(신간 '우린 너무 몰랐다'에서),
일본이 허망하고도 급작스럽게 무너지면서 친일파들은 "좟됐다"고 속말을 삼키면서,
살길을 찾기에 분주합니다.
그러나 에키타이 안(안익태가 일본인 행세를 하면서 쓴 이름)은
독일의 패배 조짐으로 시세가 불리해지자
‘만주국’ 악보를 스리슬쩍 없애버리고,
어차피 ‘만주국’이라는 게 ‘한국 환상곡’을 슬쩍 친일 내용으로 바꿔치기 한 것이었으므로 ('한국 환상곡'의 애국가 합창 부분을 빼서 만든 혐의가 농후하다는 게 이 교수의 진단)
해방 한국에서 이승만-박정희의 집권이 이뤄지면서
남한이 ‘파시스트적으로 안전한 나라’로 굳혀져 가자,
자신의 자랑스러운 ‘한국 환상곡’(‘만주국’에다가 다시 애국가 부분을 슬쩍 끼워넣은)을 들고 다시 한국에 들어와,
순혈 애국주의자로 멋지게 활동하셨다는 게지요ㅋ.
그럼 다음 순서에선 이승만-박정희 독재 정권 아래서
안익태 선생이 어떤 활동을 하셨는지를 알아보겠습니다~~
<따박따박 읽어내는 북손탐의 재밌는 동영상들>
고흐가 미쳤다고? 이렇게 맨정신인데?
고흐는 열정만의 화가라고? 책을 이렇게나 많이 읽은 지식인인데?
우리가 잘못 배운 빈센트의 진면모!
메시와 호날두 중에 누가 좋냐고?
난 단연코 호날두!!
왜냐고? 인간적이잖아!!
동양인 비하하느라고 눈찢는 메시가 좋으니?
호날두는 저런 천박한 짓 말라고 메시 같은 것들한테 아래위로 찢어주잖아.
"아래위로 눈 찢어진 야만인들아!"라면서
돈에 구애받지 않고 사는 법이 있다고라고라??
'[한국 근현대사 거짓말 탐사기] 시리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익태 케이스' 3] '대한민국 만세'가 아니라 '대한민국 아멘'이었다고? 서울 봉헌한 그분 생각나게 만드는 안익태 '한국 환상곡' (0) | 2019.04.18 |
---|---|
[‘안익태 케이스’ 2] 이낙연 총리님, '찬송가풍 안익태 애국가'를 임시정부가 채택했다고요? 그런적 없다는데요? (0) | 2019.04.12 |
3.1운동 사망자숫자, 문대통령 "7500명"이 부적절? 일본 추산은 대체 얼마길래? (0) | 2019.03.02 |
유관순 서훈 3등급→1등급 격상은, 누나를 띄운 친일파들 위한 격상이런가? (0) | 2019.02.26 |
[책속 한줄평] 상해임시정부 수립일을 공휴일로? 임정이 한 일이 뭐 있다고? (0) | 2019.02.21 |
- Total
- Today
- Yesterday
- 건나블리
- 건나파블리
- 민족대표33인
- 조선총독부
- 건후
- 박주호
- 독알이
- 김정은
- 인종차별
- 고난의행군
- 북스타그램
- 아기천재
- 백두혈통
- 나은이
- 오캠
- 건후어
- 김정일
- 옹알이
- 슈돌이
- 베스트셀러
- 마오쩌둥
- 차별금지법
- 눈찢
- 모택동
- 김일성
- 문재인
- 박홍규
- 필독서
- 건후 엄마
- 북손탐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